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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적용
    철학 2023. 4. 7. 14:22

    아리스토텔레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제자로 소크라테스, 플라톤과 함께 대표적인 고대 철학자로 꼽힌다. 다방면에 걸친 자연 연구로 '만학의 시조'라고도 불린다. 이슬람 철학과 중세 스콜라학, 나아가 근대 철학과 논리학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저서의 내용은 형이상학, 윤리학, 논리학의 철학 관련 저서부터 정치학, 우주론, 자연학, 기상학, 기상학, 박물지학, 생물학, 시학, 연극학 및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수사학

    다른 사람의 행동을 진정한 의미에서 바꾸고 싶다면 설득보다는 이해, 이해보다는 공감이 필요하다. 논리 사고에 뛰어난 컨설턴트가 종종 일반회사로 옮긴 후 고전 하는 경우가 많은데 , 이는 그가 사람이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고 잘 못 알고 있어서다. 

     

    사람으로 하여금 정말 상황을 납득해서 움직이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저서 수사학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타인을 설득해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로고스는 논리는 뜻한다.  논리만으로 사람을 설득하기는 어렵다고 하지만, 한편 논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기획이 사람들의 찬성을 얻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싶다면 주장이 이치에 맞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중요한 요건이다. 그렇기에 아리스토텔레스도 수사학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로고스를 설명하고 있다.

     

    물론 논리만으로 사람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논리가 필요조건 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이는 토론을 떠올려 보면 이해하기 쉽다. 토론에서는 상대를 꺾어 이기면 그만이지만, 실제로 사회에서 이 같은 행동을 하면 꺾인 상대는 겉으로만 따르는 척할 뿐 속으로는 반발심을 품고 전력을 다해 실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결코 논리만으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두 번째로 꼽은 것이 에토스다. 에토스는 에식스 즉 윤리를 뜻한다. 아무리 이치에 맞는 말이라 해도 그 말을 하는 화자가 도덕성을 의심받는 사람이라면 사람들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사람은 도덕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투입하고 싶어 하는 존재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바로 그 점에 호소해서 사람의 마음 움직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파했다. 

     

    마지막으로 파토스는 패션 즉 열정을 가리킨다. 본인이 신념을 갖고 열정을 드러내며 말해야 비로소 타인이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흑인 해방운동을 이끈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의욕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울굴로 마지 못해 차별 철폐의 꿈을 호소했다면 어땠을까? 그의 의지는 절대로 사람들의 마음에 가 닿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파토스, 즉 열정을 가슴에 안고 미래를 이야기 했기에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

     

    이상이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한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관 즉 말로 사람을 움직인다는 사고방식에 강력하게 반대한 사람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뻘인 소크라테스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수사학 이라는 기법에 빠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기에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역사상 최초로 리더쉽에서 말의 중요성에 주목한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이다. 플라톤은 저서 파이드로스 에서 말이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철저하게 고찰했다. 책제목인 파이드로스는 소크라테스의 제자 이름이다. 플라톤은 이 저서에서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와 제자 파이드로스가 벌이는 가공의 토론으로 리더에게 요구되는 말의 힘이 어떤것인지 보여준다.

     

    이 토론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요시한 레토릭, 즉 변론에 대치되는 거싱 바로 대화다. 매우 흥미롭게도 파이드로스에서는 리더에게 레토릭이 필요하다는 파이드로스의 주장을 소크라테스 가 비판하면서 '진실에 이르는 길은 대화밖에 없다'고 설득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크라테스는 교묘한 말솜씨로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은 사람 마음을 나쁜 길로 홀리는 것이라며, 레토릭을 '속임수'라고 일갈한다.

     

    이것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수사학에 대한 강렬한 역공이었다. 확실히 히틀러의 마술적인 연설의 위력을 알고 있는 현대의 우리에게 이러한 소크라테스 의 지적은 상당히 설득력 있다.

     

    그래서 소크라테슨는 '리더야말로 레토릭에 의지해서는 안된다. 진실에 이르는 길은 거기에 없다'고 논파한 것이다. 반면 파이드로스는 교묘한 말로 열변을 토하는 철학자나 정치가가 멋있다고 동경하면서 '역시 레토릭이 중요하다'며 반론하는 식으로 논의가 계속 이어진다.

     

    이 논의는 결국 파이드로스가 밀리는 형국으로 끝나는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플라톤 역시 레토릭에 '사람을 매료시켜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순순히 인정했다는 점이다. 

     

    조직의 리더라면 당연히 자신을 추종하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이끌어 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레토릭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이것을 이용할 것인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차치하고, 레토릭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성에 관해서는 알아두는 편이 좋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양한 의미에서 스승 플라톤에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다. 

     

    스승이 '위험'하다고 경고한 레토릭에 관해 스승 이상으로 능숙하게 다루며 세 권에 걸쳐 방법론을 써 내려간 것은, 마치 영화 스타워즈에서 처절한 전투를 벌이는 스승 오비완과 제자 아나킨의 관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학교에서 연설이나 발표에 유용한 스피치 기법을 거의 가르치지 않는 사회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익힐 기회 또한 없다. 그러나 스피치가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사회의 지식 계층에서는 스피치 기법이 당연히 지녀야 할 교양으로 인식된다. 

     

    맹목적으로 그들의 문화를 예찬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리더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가 필요하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과 그 과도한 사용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알아 두어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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